[파이낸셜뉴스]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는 코미디언 이경규가 경찰에 적발되기 전까지 여러 차례 사고를 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5일 MBN 뉴스에 따르면 약물 운전 혐의로 입건된 코미디언 이경규의 사고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 속 이경규는 강남구의 한 골목길에서 주차돼 있던 버스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차에서 내린 이경규는 인도가 아닌 차도로 비틀대며 걷기도 했다. 이로 인해 뒤에서 오던 차량 두 대는 중앙선을 넘어 달려야 했다.
버스 운전자는 해당 매체를 통해 "(이경규가) 본인 차를 어떻게 세운다고 하다가 감기약 때문에 감각이 늦어 제 차 뒤를 조금 쳤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경규는 사고 이후 모퉁이를 돌아 다른 곳으로 차량을 옮겼고, 인근 병원에 다녀왔다. 진료를 마치고 돌아온 이경규는 엉뚱한 주차장을 찾아가 자신이 차를 댄 곳과 20m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주차장 직원은 "(이경규에게) 고객님 오늘 저희한테 차 안 맡기셨다고 했더니 '아 제가 그런가요'라고 하고 집에 갔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경규는 또 병원에 가기 전 주유소 세차장에 들렀는데, 후진하라는 직원의 손짓에 반대 앞으로 돌진해 벽을 들이받기도 했다. 세차장을 빠져나온 뒤에는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 중앙선을 침범해 불법 좌회전을 하기도 했다.
차량 절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경규를 상대로 간이시약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이경규는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약물일지라도,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태라면 도로교통법상 약물 운전에 해당한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물 정밀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해당 사건은 지난 8일 서울 강남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했다. 주차관리요원의 실수로 인해 이경규는 자신의 차량과 동일한 외제차를 잘못 인도받아 운전했고, 뒤늦게 이상함을 느끼고 차량을 반납했으나, 차량 소유주의 신고로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현장에서 실시된 간이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며, 사건은 단순 해프닝을 넘어 수사 단계로 전환됐다.
이경규는 이에 대해 "복용 중인 공황장애 치료제와 감기약 성분 때문"이라며 의도적인 약물 복용이나 운전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사고 당시 건물 내 약국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은 내역도 확인됐으며, 이경규 측은 "오해가 빚어진 상황"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