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기죽기 싫어 인증샷 찍으려면…러닝 크루들 수백만원 걸치고 뛴다

마루킁킁
2025.09.24
댓글0
좋아요0
조회23

고급 풀세트 불티



1758680029_0_img.jpeg



직장인 정모(29)씨는 최근 서울 한 러닝 크루(달리기 모임)에 가입해 첫 모임에 나갔다가 기가 죽었다. 상당수 회원이 유럽산 고글과 스카프, 산길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에 적합한 최고급 전문 의류와 러닝화로 ‘풀 착장’을 하고 등장했기 때문이다. 잘 포장된 한강공원을 달리면서 체력을 기를 요량으로 러닝 크루에 가입했던 정씨는 “달리기를 하는 데 이렇게 비싼 장비들이 필요할 줄은 차마 몰랐다”고 했다.

달리기는 그간 맨몸에 운동화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운동’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요즘 달리기가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일부 동호인은 선수용 장비를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인기 있는 수입 러닝화는 품귀 현상까지 빚어 5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상·하의도 인기를 끈다. 프랑스의 한 디자이너 브랜드는 반팔이 50만원, 반바지가 35만원인데도 품절이다. 고글도 50만원 안팎이다. ‘풀 착장’을 하면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장비들이다.

일부 동호인은 “비싼 장비는 그 값을 한다”고 말한다. 의류 무게가 안 입은 듯 가볍거나 통기성이 좋아 장거리 달리기 컨디션에 도움이 된다거나, 신발 쿠션에 얇은 카본 판이 함유돼 발이 지면을 디딜 때 받는 충격을 줄여준다는 식이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가는 “아마추어 동호인들에겐 그리 의미가 크지 않은 요소”라고 한다.

 

러닝 크루 특유의 ‘인증샷 문화’가 이 같은 고가 상품 구매 열풍을 불러일으킨 측면도 있다. 이들은 전문 작가를 불러 달리기 장면을 찍거나 단체로 대회에 참가하기도 한다. 서울의 한 직장인 러닝 크루 소속 이모(29)씨는 “나 같은 일반인에게 사실 선수용 신발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주변에서 ‘이 정도는 신어야지’ 하니까 사는 것”이라고 했다.

좋아요
0
싫어요
0
좋아요0
싫어요0
K플레이의 자유게시판 카테고리 글
자유게시판 더보기 0/0